인공눈물 닮은 화장품, 눈에 넣으면 각막 손상 위험

정부가 일회용 인공눈물과 겉모습이 거의 똑같은 화장품이 시중에 돌고 있다며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회용 인공눈물과 유사한 형태의 화장품이 유통·판매되고 있어 소비자의 오용을 예방하기 위해 화장품 안전 사용법을 안내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단순한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 집계를 보면 2021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다른 제품을 인공눈물로 착각해 눈에 넣은 사례가 21건 접수됐고, 이 중 세럼 같은 화장품을 오인한 경우가 4건이었다. 특히 2026년 2월에는 세럼을 인공눈물로 착각해 눈에 넣었다가 실제로 안구에 손상을 입은 사례까지 나왔다.

왜 이런 사고가 생길까, 용기가 문제였다

이번 사고의 핵심은 ‘용기 모양’이다. 요즘 앰플이나 세럼 화장품 중에는 투명 플라스틱에 담긴 스틱형·앰플형 제품이 많은데, 이 형태가 일회용 인공눈물 용기와 구분이 거의 안 될 만큼 비슷하다.

소비자원이 주요 온라인 플랫폼 4곳을 조사한 결과, 4개 업체가 파는 세럼·앰플 화장품이 인공눈물과 헷갈리기 쉬운 용기에 담겨 있었다. 화장품 파우치나 화장대에 인공눈물과 나란히 놓여 있으면, 특히 잠들기 전이나 이른 아침 어두운 곳에서는 손에 잡히는 대로 눈에 넣기 쉬운 구조였던 셈이다.

식약처는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이들 4개 업체에 용기와 포장을 바꾸라고 시정 권고했다. 그 결과 3개 업체는 해당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고, 1개 업체는 용기 디자인을 개선하겠다고 회신했다. 다만 이미 판매된 제품은 소비자의 화장대나 파우치에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어, 지금 시점의 주의가 여전히 필요하다.

잘못 넣으면 눈에 어떤 일이 생기나

화장품은 애초에 눈에 넣으라고 만든 제품이 아니다. 피부나 모발 바깥에 바르거나 문지르거나 뿌리는 용도다. 문제는 세럼·앰플 같은 화장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이런 화장품에는 성분을 잘 섞이게 하는 계면활성제, 미생물 번식을 막는 보존제 등이 들어간다. 이 성분들이 안구에 닿으면 각막을 자극해 화끈거림과 이물감, 독성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눈을 보호하는 가장 바깥층인 ‘각막 상피’까지 손상될 우려가 있다.

만약 화장품을 인공눈물로 착각해 눈에 넣었다면 대처법은 이렇다.

  1. 즉시 생리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충분히 씻어낸다
  2. 눈을 비비거나 문지르지 않는다. 비비면 각막에 더 큰 상처가 날 수 있다
  3. 콘택트렌즈 착용자라면 곧바로 렌즈를 뺀다
  4. 씻어낸 뒤에도 이물감이나 통증 등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신속히 안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다

인공눈물과 화장품 구분하는 3가지 방법

헷갈리지 않으려면 몇 가지 습관만 들이면 된다.

첫째, 표시부터 확인한다. 인공눈물에는 ‘의약품’이라고 적혀 있고, 화장품에는 ‘화장품책임판매업자’ 표시가 있다. 사용 전 3초만 용기 표시를 확인하면 대부분 구분된다.

둘째, 의약품과 화장품을 따로 보관한다. 스틱형 앰플·세럼을 진짜 인공눈물 옆에 두면 구분이 어렵다. 각각 다른 상자에 넣어 분리된 곳에 두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어두운 곳에서는 사용을 자제한다. 자기 전이나 새벽에는 용기를 착각하기 쉬우므로, 반드시 불을 켜고 제품을 확인한 뒤 사용한다. 특히 글씨를 읽기 어려운 영유아나 시력이 떨어진 고령자는 보호자가 함께 확인해주는 것이 좋다.

앞으로 어떻게 바뀌나

식약처는 이번 권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의약품 형태를 모방해 국민 보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화장품 용기나 포장을 아예 금지하는 방향으로 화장품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업체에 ‘권고’하는 수준이지만, 법이 개정되면 이런 오인 용기 자체를 만들지 못하게 막을 근거가 생기는 셈이다.

윤기자의 한마디 “그럼 내가 쓰던 앰플도 위험한 거냐.”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가 된 건 특정 4개 업체의 ‘인공눈물 닮은 용기’ 제품이지 앰플 화장품 전체가 아니다. 겁먹고 멀쩡한 화장품을 버릴 필요는 없다. 핵심은 제품이 아니라 보관 방식이다. 인공눈물과 화장품을 같은 서랍이나 파우치에 섞어 두지 않는 것, 이 하나만 지켜도 사고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실제로 이번 통계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인공눈물로 오인해 눈에 넣은 21건 중 화장품 오인은 4건이고, 나머지는 화장품이 아닌 다른 제품군을 착각한 경우다. 즉 이 문제를 ‘화장품 하나만의 문제’로 좁혀 보면 안 되고, 작은 용기에 담긴 제품 전반을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여기다. 많은 사람이 “인공눈물은 눈에 넣는 거니까 비슷하게 생긴 것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안과 쪽 설명은 오히려 정반대다. 눈에 넣는 제품일수록 성분 하나에 각막이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넣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다. 오늘 저녁 화장대와 상비약 서랍을 한 번 열어, 인공눈물처럼 생긴 작은 용기들을 눈에 넣는 것과 넣지 않는 것으로 분리해두자. 그리고 혹시 눈에 넣은 뒤 따갑고 이물감이 가시지 않는다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그날 바로 안과를 찾는 것이 각막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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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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